2010년 11월 28일 일요일

Bolero


후에 누군가 내가 지은 건물에 들어와,
입구를 지나고 로비를 지나고 계단을 지나고 큰 홀을 지나고 복도를 지나고
작은 홀을 지나고 회랑을 지나고 마당을 지나고 회랑을 지나서 출구로 나와선
"마치 라벨의 Bolero를 들은 기분이야"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 큰 찬사는 나에겐 없을 것이다.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삶과 삶의 무게


날 짖누르는 것은 '삶'이 아니라 '삶의 무게'다
이 차이를 알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삶의 무게'를 조금 덜어 놓고 싶은데
애초에 나말고 그 무게를 올려놓은 사람도 없었고
사실 덜어 놓은 무게를 받아 줄 사람도 없다

행복하게 살고싶다...
이 건 '삶'과 '삶의 무게'가 같았다면 진작에 해결 됐을 일
내 '삶'을 넓히던지 '삶의 무게'를 줄이던지


2010년 11월 5일 금요일

말도 안되는 구멍가게들




아니 말도 안되는 구멍가게 였단 말이야..

근데 어떻게 그 4평 남짓한 그 곳의 벽과 바닥과 탁자가
바스키아형님의 그림들로 도배가 되어있냐구..
이 형은 그림이 하도 빡세서 짭도 찍어내기 힘들단 말이야.

한 20분 뚫어지게 보다가 뇌에 아주 스캔 떠놓고 코너 돌아서 가는데
옆에서 또 많이 보던 괴물같은 놈이 쳐다보는데,,가만가만,,,이놈이거,,
조지 다이어아냐?

원,세상에...
대한민국 같으면 복덕방들어앉았음 딱일 법한 곳에
베이컨 형님의 그림들이 잔뜩 들어앉아 있네.

오호라,의자에 앉아 있는 얍삽하게 생긴 사장녀석이....

들어오라 손짓하나...?
아닌..것 같은데..?
젠장, 꺼지라고 손짓한다...

,,, 하여튼 좀 사는 놈들이 더 지랄맞다.

그 루 드 어쩌고 하는 그 진해 돌산길 같은 허름한 길에
진해시같은 건 몇 개를 살 수 있는 뻑쩍찌근한 그림들이
저잣거리 쥐포말리듯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



BLUE



"Blue" by 'Joni Mitchell'


갓 꺼내온 포근한 솜이불 같은 "Blue"
유난히 길었던 하루와 멜랑꼴리 파리의 밤
날 아직 놓아주지 않는 생각들에 지칠때
느닷없이 흘러나와 반갑다

도시의 낭만도 젊음의 향기도
오늘은 이 노래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