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설레였던 대상이 뭔지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요즘 처럼 뭔가에 좀처럼 설레지 않는 나를 보면
그 마지막 대상에 대한 희미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
아마도 나의 모든 설렘들을 가둬두고 있는 듯 하다.
마치, "최고의 설렘은 나 뿐이야, 꿈깨."하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뻔뻔한 것.
난 이 설렘에 관련해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땐
순전히 내 심장에서 나오는 말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 왔다.
심장이 "지금이다" 하면 "지금" 인 것이다.
친구녀석들은 무모하다, 답답하다,미쳤다 쉰소리 하지만
상황을 파악한 뒤에 가능성을 판단하거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근거삼아 내린 결정들과 그 결과들은 꼭,
내 머리만을 아주 잠깐 만족 시킬뿐 심장을 터지게 하는 힘이 없었다.
설렘을 아주 쓸모없이 낭비한 것이다. 황금으로 변기를 빚은 것이다.
즉흥적이다 나는. 적어도 이 설렘에 관해선.
하지만 나에게 심장마비가 오든 풍이 오든
정작 설렘의 대상이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없음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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