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0일 토요일

Pantheon



내가 로마에 놀러갔다가 깜짝 놀랐던 사건이 둘 있는데,
첫번째가 로마 중앙역 레일 위에 놀랍게도 아직 훈훈한 인분들이 휴지와 함께 옹기종기 쌓여 있었다는 것이고,
두번째가 바로 이 판테온을 만났다는 것이다.
천장돔에 구멍이 뚫려 있어 비오면 애매해지는 건물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서 만나 본 이 놈은 진정 '대물'이였다.

건물 내 채광을 독차지 하고 있는 천장의 구멍은
들어오는 빛과 함께 내부를 은은히 비추는데
일단 그 크기에 놀라고 그곳에서 내려오는 은은한 빛에 또 한번 놀랐다.
어떻게 그 옛날 옛적에 이런 건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
게다가 천장에 구멍이라니..
신들을 모시는 신전에 비가 새?
우리도 서낭당이나 종묘 천장에 큰 구멍 뚫어 놓으면 조상신들 좋아라 하시겠는데..

막상 들어가서 만나본 이 판테온은 2000년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 세련되고 아름다우며 소박하고 경건했다. 타원과 아치의 조화로 기둥은 모두 fassade로 몰아내어 돔의 하중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이로써 내부는 그것이 갖는 공간감을 극도로 발휘하고 있었다. 또 천장의 콘크리트 돔을 음각하여 하중을 줄이고 천장 부분에 큰 구멍을 뚫어 하중을 줄이는 동시에 자연채광을 만들어내는 이 기발함이라니..

후,, 내가 이러고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말..


아, 그 구멍 말인데..
나의 넓고 얕은 과학적 지식으로 생각해보자면,
온도가 높아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있으므로
판테온 안에 사람이 많아져 내부의 기온이 상승하면
그 공기들은 자연스레 천장 구멍방향으로 대류현상에 의해 상승할거고
그렇게 되면 더럽게 내리는 소낙비가 아닌 대충 고만고만한 비들은
그 공기 흐름을 뚫지 못하면 옆으로 살짝 비껴 갈 것같다.

근데,비올때 우산없이 밖에 있는 것보단 판테온 안의 구멍 밑에 있는게
비는 덜맞는 건 확실한데..
더 또라이로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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